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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타이어, 미슐랭 가이드, 미스터리 다이너

by 아이스 야쿠르트 2024. 10. 19.


요즘 핫한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에 과몰입 한 분들 많습니다. 특히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가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오너셰프로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대체 미슐랭이 뭐길래 다들 대단하다고 하는 건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미슐랭 가이드를 만든 기업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바로 135년 전 탄생한 세계 1위의 타이어 기업 미쉐린입니다.  

 

미쉐린

 

미쉐린 vs 미슐랭


1991년 미쉐린이 한국에 들어올 때 미쉐린 타이어로 상표 등록을 했습니다. 그래서 미슐랭 가이드도 한국 공식 용어는 미쉐린 가이드입니다. 많은 분들이 타이어는 미쉐린으로, 레스토랑 가이드는 미슐랭으로 읽지만, 사실은 같은 말입니다. 프랑스어로는 미슐랭이고, 영어로 표기하면 미쉐린입니다. 미쉐린 타이어를 창업한 사람은 프랑스의 앙드레, 그리고 에두아르 미슐랭 형제입니다. 원래 형 앙드레 미슐랭은 건축가였고, 동생 에두아르 미슐랭은 화가였습니다. 그들의 외갓집은 고무로 농기계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했는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가 고무공장을 물려받게 됩니다. 어머니가 20년 동안 사업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사업은 점점 기울며 파산 위기에 처합니다. 어머니는 두 형제에게 이 공장을 맡아주길 부탁했습니다. 형제는 고향으로 돌아와 공장을 이어받고 1889년 미슐랭 컴퍼니로 회사 이름을 바꿉니다. 처음에는 자전거용 고무 브레이크 패드를 생산했습니다. 그런데 한 손님이 펑크 난 자전거 타이어를 갖고 찾아옵니다. 마침 이때가 고무 타이어에 공기가 주입된 타이어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 형제는 이걸 처음 보고 깜짝 놀랍니다. 공기가 주입된 타이어를 이리저리 연구하다가 이 타이어에 혁신을 하나 더 추가하는데요. 바로 1891년 선보인 세계 최초의 탈착식 자전거 타이어입니다. 이 혁신적인 것을 홍보하기 위해 형제는 자전거 챔피언십에서 최고의 선수 샤를 테롱을 찾아갑니다. 그의 자전거에 자신들이 개발한 탈착식 타이어를 장착하여 경기에 출전하도록 했습니다. 샤를 테롱은 유럽의 유명한 자전거 챔피언십에서 2위 선수보다 8시간이나 빠르게 들어와서 압도적으로 우승합니다. 원래 1시간씩 걸리던 타이어 교체 시간을 25분으로 줄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 대회에서는 타이어 교체 시간을 2분으로 줄입니다. 이런 전략으로 미쉐린은 대박이 납니다.

 

타이어 캐릭터 비벤덤 탄생

그다음은 자동차 산업을 노립니다. 자동차 바퀴는 자전거의 2배인 데다가,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계속 성장할 거라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만든 타이어로 자동차 경주 대회에 출전합니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의 공압식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대회에서는 1등을 하지는 못합니다. 자동차가 자전거보다 훨씬 무겁다 보니 막상 대회를 출전했을 때 바퀴가 22번이나 찢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미슐랭 형제는 자동차 바퀴에 올인했고, 훗날 공압식 타이어의 단점을 극복한 세계 최초의 런 플랫타이어를 개발합니다. 동생은 화가의 센스로 1898년 모두에게 유명한 캐릭터를 만드는데, 바로 미쉐린맨 '비벤덤'입니다. 이 캐릭터는 동생인 에두아르가 산업박람회에 갔다가 쌓여있는 타이어 더미를 보고 저기에 팔다리만 붙이면 사람이겠다 생각하고 유명한 포스터 화가에게 의뢰를 합니다. 하지만 최초의 포스터에 그려진 비벤덤은 지금처럼 귀여운 비율이 아니고 미라처럼 무서운 사람처럼 생겼습니다. 그리고 못과 유리조각 같은 뾰족한 것들이 들어있는 술잔을 들고 있었습니다. '나는 도로의 뾰족한 것들을 다 삼켜버릴 수 있는 튼튼한 타이어다'라는 의미였습니다. 비벤덤은 한때는 검투사, 킥복서, 그리고 맥주와 시가를 즐기는 사교 댄서로 이미지화되기도 했습니다. 시대를 반영해서 나중에는 가정적인 모습이 됐다가 또 운동을 하는 날렵한 이미지도 됐다가, 지금은 귀여운 3D로까지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비밴덤 색깔이 하얀 이유는 19세기 후반까지 자동차의 타이어가 흰색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1912년에 타이어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서 탄소가 첨가되면서 검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하얀색 그대로 캐릭터에 표현이 된 것입니다. 비벤덤은 126살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 캐릭터입니다. 이런 전략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타이어는 잘 판매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프랑스 전역에 자동차가 3천 대뿐이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 역사의 시작

그래서 미슐랭 형제는 또 다른 아이디어를 냅니다. 그들은 자동차 문화를 보급해야 자동차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1900년 창간한 미슐랭 가이드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지도와 타이어 교체 방법, 주유소 위치, 그리고 레스토랑과 숙박 목록을 담아서 자동차 운전자들을 위한 책자를 만든 것입니다. 이것을 20년 동안 운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을 했습니다. 어느 날, 형 앙드레가 한 타이어 가게에 가서 미슐랭 가이드가 작업대 받침으로 쓰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내고 산 물건이 아니면 가치를 인정을 안 하는구나'라고 생각한 그는 1920년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미슐랭 가이드북을 만들고 7 프랑, 약 2달러 정도에 팔기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특히 인기 있었던 호텔과 레스토랑 목록을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앞부분에 유료 광고는 절대 받지 않겠다고 밝혀둡니다. 그리고 1957년부터는 프랑스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돼서 현재 전 세계 30여 개 지역에서 레스토랑과 호텔 3만여 곳을 평가하고 있고, 지금까지 3천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무려 100년 동안 이 미슐랭 가이드를 계속하다 보니 여기에 자연스럽게 권위가 생겼습니다.

 

익명의 심사위원 미스터리 다이너

미슐랭 가이드의 심사 방법이 재미있습니다. 바로 익명의 심사원 미스터리 다이너가 출동합니다. 이들의 원칙은 절대로 신분을 알리지 않고 일반 고객으로 입장을 합니다. 그리고 미스터리 다이너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호텔 업계에서 최소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으로 미쉐린에서 밝힌 건 오직 이들의 평균 연령이 45세, 평균 체중이 80kg이고 매년 250개 레스토랑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개인 취향이 아니라 엄격한 5가지 기준으로 심사를 합니다.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의 완벽성 그리고 조화로운 풍미, 요리의 창의적인 개성, 그리고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별이 1개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평가가 점차 세분화되어 원 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 투 스타는 요리가 훌륭해서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쓰리 스타는 요리가 매우 특별해서 이걸 위해서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일한 쓰리스타가 바로 안성제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모수입니다. 쓰리 스타 식당은 전 세계 1% 정도로 희귀합니다. 쓰리스타 식당을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프랑스와 일본으로 각각 30여 개 정도 입니다. 그런데 주로 파인다이닝 즉, 고급 레스토랑이다 보니까 1인분에 몇 십만 원씩 금액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1957년부터 미슐랭이 가성비 레스토랑을 추가합니다. 이것이 바로 빕 구르망입니다.  훌륭한 맛을 갖추고 가격도 합리적인 곳에 부여하는 미쉐린 등급입니다. 빕 구르망은 서울을 기준으로 1인분에 4만 5천 원 이하의 가게만 선정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미쉐린 가이드가 발행되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에 한 번 등록된다고해서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매년 재심사를 해서 새로 진입하기도 하고, 기존 식당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서울의 2024년 미쉐린 가이드는 스타 레스토랑 33개, 빅구루망 57개가 선정되었습니다. 스타와  빕 그루망 외 그 아랫 단계에 셀렉티드도 120여 개 가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인 한국의 미쉐린 가이드는 미쉐린 가이드 코리아가 아니라 서울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부터 미쉐린 가이드에 부산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부산은 원스타 3개와  빕 구루망 15개의 식당이 선정되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이 되면 매출이 늘어나고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요. 부산의 외식업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